재산 형사
2025-04-28
대부분의 사람은 '성범죄 고소'라고 하면, 피해자의 용기를 먼저 떠올립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 한 장의 고소장에는 누군가의 절박함과 공포가 담겨 있으니까요.
하지만 검사로, 또 변호사로 일해온 저는 그 종이 한 장이 누군가에게는 “억울함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심지어 형사 고소에 이어 민사 손해배상청구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많죠.
이때는 단지 수사만 받는 게 아니라, 재산적 부담까지 져야 한다는 압박감이 함께 따라옵니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진실을 입증하려 하기보다,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이 커집니다.
이 사건 역시 그랬습니다.
강간 혐의에, 민사 손해배상 청구까지 받게 된 의뢰인은 민형사 두 소송에 두려움을 느끼고 백송을 찾아오셨습니다.
✅ 연인 사이 성범죄 ; 개요
의뢰인은 20대 초반의 대학생이었습니다.
전 연인으로부터 강간 혐의로 고소당했고, 동시에 손해배상 민사소송까지 청구될 수도 있는 위기에 처했죠.
형사 고소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민사소송이 이어졌다는 점이 의뢰인을 더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두 사람은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연인 관계였습니다.
문제는 교제 당시 있었던 관계를 두고, 상대방이 “사실은 원치 않았던 관계였다"라며 강간 피해를 주장했다는 점입니다.
상대는 "당시에는 거절하지 못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강압적이었다"라고 진술했죠.
이에 의뢰인은 납득할 수 없었습니다. “서로 좋아서 만나던 사이인데, 어떻게 그게 성범죄가 될 수 있느냐?”는 입장이었죠.
그러나 검사 시절 맡은 성범죄 건은 부부 사이에서도 성립하곤 했습니다.
법원은 피해자가 겉으로는 거절하지 않았더라도, 심리적으로 거절 의향을 표현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확인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대법원 판례*에서도 피해자의 저항 여부보다 심리적 위축 상태를 더 중요하게 본 경우가 적지 않죠. *대법원 2009도8887, 2011도13164
따라서 단순히 "연인이었다"라는 사실만으로 의뢰인의 억울함을 해소하기엔 부족했습니다.
핵심은 당시 상황에 ‘동의’가 있었는가, ‘강제성’이 있었는가였죠.
그리고, 이 사건에선 그 사실을 우리가 맡아 입증하기로 했습니다.
“
가령, 성범죄 고소당한 의뢰인들이 당황하는 건
형사 고소에 이어지는 민사 손해배상 소송입니다.
언론에서 성범죄 형사고소는 많이 다루지만
이면에 민사소송은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이게 피해자들이
피의자를 압박하는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혐의가 있으면 민사 손해배상을 취하하고
합의하면서 끝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은
합의해선 안되는 사건이었습니다.
합의했으면 빠르게 마무리는 됐겠지만,
내가 그 일을 했다고 인정하는 꼴이 돼버리니까요.
사건 초반에 의뢰인은 주변에 알려질까 봐
빨리 끝내고 싶다며
상대측 합의 요구에 응하려고도 했으나
우리는 "무혐의"를 받기로 했습니다.
상대가 제시한 어떠한 손해배상도
응하지 않았죠.
”
✅ 경찰 불송치를 위한 백송의 조력
의뢰인의 경우, 민사 손해배상 소송의 위기를 방어하려면 형사 고소 건부터 집중해야 했습니다.
형사에서 혐의 없음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민사에서도 손해배상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연인 간의 성범죄 같은 유형은 ‘합의된 관계’였다는 걸 증명하기 굉장히 까다롭습니다.
누구도 사전에 ‘오늘 관계는 동의한 것’이라고 계약서를 쓰지 않으니까요. 따라서 피의자가 아무리 억울하다고 주장해도, 말로만 하면 수사기관을 설득할 수 없습니다.
'피해자는 합의 안 했다, 피의자 피고인은 합의했다.' 이런 상반된 주장은 검사 시절 단골 레퍼토리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정황과 증거를 통해 '믿을 수 있는 진술'을 찾아내곤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사건에서도 당시의 분위기와 정황을 확인하기로 했죠.
우린 우선, 두 사람이 평소 주고받은 문자와 메신저 대화 전체를 확보했습니다.
연인 사이의 관계성과 맥락을 잘 보여주는 건 결국 '대화'였기 때문입니다.
사건 당일은 물론이고, 전후 약 한 달에 걸친 대화 흐름을 모두 검토한 결과, 특별한 갈등이나 단절의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피해자는 의뢰인에게 별다른 감정 변화 없이 연락을 이어갔고, 데이트 약속도 언급하고 있었죠.
확보된 대화에서는 관계가 강제적이거나 피해자가 위압감을 느꼈다는 흐름이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우린 이 대화 기록들을 시간 순으로 정리해 두 사람 사이의 감정 흐름이 자연스럽게 읽히도록 만들어 경찰에 증거자료로 제출했습니다.
경찰 불송치는 변호사가 사건을 수사기관에게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달렸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멈추지 않고, 사건 당일의 현장 정황을 직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호텔 CCTV 확인도 요청했습니다.
메시지 대화는 정서의 흐름을 보여줄 수 있지만, 그날 실제로 어떤 분위기였는지를 입증하려면 시각적인 자료가 필요했기 때문이죠.
특히 피해자가 주장한 '심리적 위압감'의 여부를 판단하려면 더더욱 말입니다.
그렇게 확인한 CCTV 영상 속 두 사람의 모습은 평범한 연인의 모습 그 자체였고 심리적 위압감을 느꼈다는 피해자의 주장과는 상반된 모습이었습니다.
“
성범죄 사건에서
경찰 불송치를 얻어내려 할 때 어려운 점은
합의된 관계임을 보여주는 일입니다.
의뢰인 말로는
“그날 아무 문제 없었고,
다음날도 평소처럼 연락하고 데이트했다”라고 해도
이게 말로만 하면 설득이 잘 안됩니다.
검사 시절을 돌이켜 생각해 보면
피해자 말은 공감받기 쉽고,
피의자 말은 변명처럼 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이럴 땐 ‘합의였다’는 말이 아니라
‘흐름’을 보여줘야 합니다.
문자, 카톡, 통화 전부
하나하나 보기엔 별 의미 없어 보여도
시간 순으로 쭉 놓고 보면 흐름이 생깁니다.
진짜 사이가 좋았는지,
어느 시점에서 감정이 변했는지,
피해자 반응에 ‘어색한 구간’은 없는지.
이는 전부 ‘강제성’을 판단하는 실마리가 되죠.
자연스러운 흐름을 통해서
‘합의가 있었다’는 점을 증명한 것입니다.
”
✅ 결과 ; 경찰 불송치
경찰은 최종적으로 의뢰인의 강간 혐의에 대해 혐의없음(불송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우리가 제출한 감정 흐름이 담긴 메시지, 평범했던 분위기를 보여주는 대화들, 그리고 사건 당일의 CCTV 영상은 모두 ‘동의된 관계였다’는 정황 증거로 받아들여졌죠.
다행히도 수사 초기부터 빠르게 대응했기 때문에, 검찰 송치 전에 경찰 불송치로 종결될 수 있었습니다.
결국 민사 손해배상 소송도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손해를 끼친 행위 자체가 애초에 없었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였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의뢰인은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사회 초년생이었습니다.
만약 이 사건이 길어졌다면 회사 생활도, 일상도 모두 영향을 받을 수 있었겠죠.
빠른 대응 덕분에 크게 흔들리기 전에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 그게 무엇보다 다행인 건으로 기억합니다.
✅ 이 사건, 변호사 인터뷰
김성현 변호사 인터뷰 中 (2024.12)
대부분의 성범죄 사건은 '진술'이 전부인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자, 피의자 두 사람의 입장이 팽팽하게 부딪히고, 이런 광경은 마치 재판정에서 "제 말을 믿어주세요."라고 주장하는 싸움처럼 보이죠.
검사 시절, 저도 여러 성범죄 건을 맡아 기소 여부를 놓고 고민이 많았습니다.
결과는 단순한 종이 한 장이면 되지만, 두 사람의 절박함과 두려움을 가볍게 볼 순 없었죠.
그래서 성급하게 판단하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그만큼 누군가의 말에 ‘믿음’을 준다는 건, 동시에 그 반대편 누군가에게는 낙인이 될 수 있으니까요.
그때마다 저는 '누구를 믿을지'가 아니라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를 먼저 고민했습니다.
이 사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의뢰인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고, 우리는 그 말을 그냥 믿는 것을 넘어서 입증할 수 있는 말로 바꿔야 했습니다.
당일의 상황, 대화의 흐름, 관계의 맥락까지 하나하나 꺼내 정리하며 ‘설명 가능한 진실’로 만드는 게 변호사로서 제 역할이었죠.
결과적으로 의뢰인의 말이 외면받지 않을 수 있었고 그게 바로 실력 있는 변호사가 갖춰야 할 소양이라고 생각합니다.
듣고 보면 너무 당연하고 쉬워 보이는 일이지만 그걸 해내는 변호사는 또 생각보다 많지 않으니까요.
10만 명의 변호사 중 백송을 선택해서 오신 의뢰인 분들께는 믿어주신 만큼 감탄할 만한 실력으로 보답해 드리고 싶은 마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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